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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근교에 위치한 작은 빨간 벽돌 사탕 가게에서 약 3년간 근속한 아르바이트생 알버트는 정확히 오후 다섯 시, 문에 달린 종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히 가게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향해 몸을 돌렸다. 가게 마감 시간이 곧이었으므로 재고들을 정리하고 벌레가 꼬이지 않게끔 소분하던 알버트의 분주한 손놀림이 뚝 멎었다. 알버트는 오후 다섯 시마다 질리지도 않고 방문해 되는대로 추천을 받고 품에 한아름 사탕을 사 들고 가는 남자가 정말로 이상했다. 늘 드리던 거 드려요? 남자가 질문하기 전에 알버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문을 트자 남자는 얼굴에 화색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단골이 좋긴 좋아요. 그 말을 하며 활짝 웃는 남자의 얼굴은 쓸데없이 빛났다. 알버트는 미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 잘생긴 얼굴을 보니 쫄기는 했다. - 자신의 선천적 평정심에 부모님께 감사하며 며칠 전부터 일부러 따로 빼놓은 사탕 박스를 찾아 구석에 치워 두었던 간이 사다리를 끌고 왔다. 아, 도대체 뭐에 쓰려고 사탕을 저렇게 사지? 개미 사육이라도 하나?
<애들아 나 캔디샵 알바인데 매일 오는 잘생긴 또라이 썰 푼다>
1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7:41:52 ID : rvvbbjwHyE0
나 캔디샵 알바거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캔디샵 단골 개또라이인 듯.
2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16:52 ID : k9osrE348se
뭐임? 뜬금없네.
3 이름: 이름없음 2020/11/24 18:17:35 ID : jTr03rn72tek
어떤 의미에서 또라이인데?
4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18:52 ID : rvvbbjwHyE0
아니 다른 건 아니고 매일 저녁마다 같은 시간에 오거든? 이 단골이 조금… 잘생기긴 오지게 잘생겼다? 얼굴 보면 정말 감탄 나옴. 뭐 개미 사육이라도 하는지 매일 사는 캔디만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한 박스 씩 사서 가는데 뭐에 쓰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저번엔 지나가는 말로 청혼하려고요~ 하던데 솔직히 그건 농담 같고. 난 솔직히 사장님한테는 미안하지만 우리 캔디샵에 침투한 산업 스파이인 줄 알았다니까. 사서 뭐 제작 비법 분석하고 그런 거 있잖아.
5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19:50 ID : e5aq2Gr89A
>>4
스레주 산업 스파이 영화 너무 본 듯 많이 사주면 좋지 뭘 호갱이다 생각해
6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25:20 ID : rvvbbjwHyE0
나야 뭐 재고 정리할 거 안 남기고 좋다 생각했지. 좀 수상하게 생기긴 했는데 잘생긴 얼굴 매일 보고 수익도 잘 올라가서 사장님도 사정 모르고 좋아하시고 처음에는 왜 좀 기 눌리는? 그런 게 있어서 독 안에 든 쥐처럼 약간 쫄리는 (솔직히 잘생긴 사람 보면 다들 좀 그러잖아 나만 그럼? ㅈㅅ) 그런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자꾸 보니까 익숙해지고 단골이라고 얼굴 보면 반가워지고 그랬거든? 근데 저번엔 글쎄 이 단골손님이 웬 여자한테 짖음 방지 목줄을 채워서 캔디샵으로 데려온 거야. 나 그때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뒤로 넘어갈 뻔. 인간한테 목줄 채워도 되는 건지?
7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33:17 ID : Gr9js62E3wt
>> 6
?? ?? ?? 주작 아님? 21세기에 무슨 사람한테 목줄을 채워.
>> 7
아니거든. 진짜로 목줄 채워서 왔다니까.
나 진짜 온갖 생각 다 했다고. 저건 무슨 플레이인가 하면서. 야외플? 뭐 그런 거.
8 이름: 이름없음 2020/11/24 18:37:35 ID : jTr03rn72tek
슈가맨인가 캔디맨인가 개변태새끼인가 보지 원래 앞에 슈가나 캔디 붙으면 변태잖아
9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45:20 ID : rvvbbjwHyE0
>> 8
캔디샵 알바한테 할 소리냐?
아무튼 그래서 너무 당황해서 어버버 하고 있는데, 그 목줄 찬 여자가 막 뭐라고 뭐라고 같이 온 남자를 쥐어뜯으면서 의사소통을 하더니 우리 가게에 있는 캔디들 전체를 종류별로 한 박스 다 쓸어 담아 갔어. 딱 한 시간 전에 일어난 일인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겠다. 이거 무슨 신종 SM 플레이야? 아니면 나 혹시 범죄 현장 목격했는데 혼자 자각 못 하고 있는 거임?
10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53:17 ID : Gr9js62E3wt
>> 6
아 조금 뜬금없는데 뒷북으로 대답하자면 나도 잘생긴 사람 앞에 서면 좀 쫄림
11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8:56:52 ID : k9osrE348se
>> 6
얼ㅋ 나도 그럼 공감한다
12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9:05:20 ID : rvvbbjwHyE0
ㅋㅋ 뒤늦게 공감해주지 말라고. 나만 진지해서 개쪽팔리네 진짜. 아무튼 그래서 약간 멍한 상태로 가게 마감 준비하는데 재고 다 소진된 거 연락 가서 헐레벌레 돌아온 사장님이 우리 가게 캔디 다 사 간 사람들 보고 벌룬 아카데미 얘기를 꺼내는 거야. 왜, 그 제인 휠러가 만든. 우리 사장님이 벌룬 아카데미 존나 팬이었거든. 내가 그 단골 또라이 얘기했을 때부터 혼자 13아냐? 13아냐? 이래서 개무서웠다고. 뭐가 13이 아닌 건지.
13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9:06:52 ID : k9osrE348se
헐 나 마침 13이야
벌룬 아카데미 걔네 이제 서른 줄 넘기지 않았나? 누가 아직도 목줄 차고 캔디나 먹어
14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9:07:20 ID : rvvbbjwHyE0
얼ㅋ 마침 13ㅋㅋ
그런데 난 원래 그런 유명인들한테 관심 없어. 우리 사장님은 좀 빠순이 기질이 있지만. 자기 어렸을 때는 벌룬 아카데미 모르면 간첩이었대. 나보고 어린 시절에 뭐 했냐고 사장님이 자꾸 귀찮게 정말 모르냐고 그러는데 난 그냥 간첩하려고. 세상 물정에 밝았으면 내가 여기서 캔디샵 알바나 하고 있겠냐? 뭐 사장님 말 들어보니까 넘버4랑 13이라던데. 사장님은 13 얼굴 한 번만 실물로 보고 싶다고 왜 나보고 안 찍어 놨냐고 그러더라. 아니 손님이 왕이라면서 그 면전을 어떻게 찍으라는 건지? 아무튼 사장님은 그 또라이 더 자세히 보고 싶다고 난리야. 저 둘 혹시 동거하는 거 아냐? 하고 혼자 아니겠지? 하다가 다시 히죽 웃는데 아무리 사장님이라지만 좀 또라이 같더라고. 아 이렇게 쓰고 보니 내 주변에 존나 또라이밖에 없는 것 같네.
15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9:08:10 ID : rvvbbjwHyE0
나 이제 퇴근 시간 됨. 내일 와서 이 스레 반응 좋으면 계속 이을게. 아니면 그냥 터트리고.
16 이름: 이름없음 2020/11/24 19:09:35 ID : jTr03rn72tek
뭐 제대로 푼 것도 없이 가네 스레주… 근데 넘버13이면 걔 아냐? 사이비…… 아 아니지 히어로지
17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9:10:22 ID : k9osrE348se
화이트 비숍 아냐? 넘버4랑 같이 사는 줄 몰랐는데 의외다 이거 주작 아니면 스캔들감이네ㅋㅋ
18 이름: 이름없음 2020/11/24 19:09:35 ID : jTr03rn72tek
>> 17
얘네 남매잖아 남매랑 같이 사는 게 뭐가 의외? 요즘 집값이 얼마나 비싼데
19 이름 : 이름없음 2020/11/24 19:09:59 ID : s7fe0qY5V9f
>> 18
집값 때문이겠냐 ㅋㅋ 너는 그럼 네 형제자매하고 목줄 차고 캔디샵 감ㅋ?
와 나는 이거 존나 황당한데 진짜면 그냥 스캔들감이 아니라 유사 근친임
20 이름: 이름없음 2020/11/24 19:11:35 ID : jTr03rn72tek
주작 아닐 리가 야 그래도 신박하긴 했다 갑자기 캔디샵에서 벌룬 아카데미 주변에 또라이밖에 없는 걸로 자기가 특별하다고 자랑질하려는 그런 스레 같음 뻔하지 뭐
그래도 창작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다들 박수쳐 주자 넘버4 걔 안 보인 지가 벌써 몇 년인데ㅋ
<네 아무래도 라즈베리 시럽은 아닌 것 같네요>
알버트는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해 데굴데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옆에서 어제 재고가 다 나간 탓에 평소와 다르게 출근해 알버트와 같이 일하고 있던 캔디샵 사장님의 동공도 천지 분간을 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사장님이 사탕 카운터 아래로 알버트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저거 화이트 비숍이잖아? 넘버13? 진짜 나 실물로 쟤 보네? 살아있길 잘한 것 같네? 그리고 얼굴에 묻은 거 피 맞지? 알버트는 하얀 옷과 자신을 쫄게 만들었던 잘생긴 얼굴 위로 라즈베리 시럽처럼 뿌려진 남의 혈액을 현실성을 체감하지 못한 채 멀거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카운터 아래로 사장님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라즈베리 시럽은 아닌 것 같으니 맞는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이 카운터 아래에서 바쁘게 서로만의 암호를 주고받든 말든 이 캔디샵의 말도 안 되는 VIP이자 최고의 단골인 화이트 비숍, 밀로라드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말을 꺼냈다. 제가 청혼을 하려고 하는데요, 새로 들어온 사탕 혹시 있나요? 어제 걸로는 조금 부족해서. 알버트는 자신도 모르게 제 귀가 맛이 갔는지 살짝 의심했다. 청혼? 어제 걸로는 부족? 아니 애초에 넘버4랑 13이랑 남매라며? 사장님과 알버트가 버퍼링에 걸려 저놈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지금? 상태로 쳐다보는 동안 밀로라드는 그 시선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상큼한 미소를 만면에 띠며 혹시 없나요? 같은 질문이나 다시 하고 있었다. 분명 어제 넘버4인지 헨젤 휠러인지 모를 여자에게 목줄 채워서 사탕 사러 온 사람이 갑자기 청혼? 알버트의 머릿속에서 얼마 남지 않은 미래가 창창한 청년 뇌세포들이 허겁지겁 청혼자가 어제 걔다 아니다로 회의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캔디샵 아르바이트 3년으로 풍월을 읊는 서당개보다 착실해진 알버트의 몸은 아침에 새로 들어온 신상 사탕의 포장을 뜯어 시식해 보시라며 기계적으로 밀로라드에게 사탕 조각을 건네고 있었다. 옆에서 사장님이 흐뭇한 표정으로 자본주의의 노예인 제 알바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아, 저희 이거 한 박스 배달해 주시겠어요? 어제 다 끌고 가려니까 무거워서. 한때 벌룬 아카데미의 팬이었다는 사장님이 캔디샵의 내규를 깨고 그럼요, 하고 쾌활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버트는 속으로 쌍욕을 했다. 아니 사장님 저거 제가 배달해야 하잖아요? 피 칠갑 된 웃는 얼굴로 결제를 마친 밀로라드는 주문서에 배달받을 주소지를 휘갈겨 적기 시작했다. 눈치껏 약 30분 뒤 가야 할 남의 집 주소를 훔쳐보던 알버트는 캔디샵 3년 일하고도 걸리지 않았던 고혈압이 확 끼쳐오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아, 잠깐. 거기 당신이 시체 묻는다고 소문난 무덤 옆이잖아. 아!
이 또라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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